지치지 않는 사람과 폭발적인 사람, 무엇이 다른 걸까?
운동을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왜 어떤 사람은 달리기를 오래 해도 지치지 않고,
또 어떤 사람은 순간적으로 무게를 엄청나게 들어 올릴까?
이 차이는 단순히 체력이나 근력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속 근육의 타입, 즉 ‘지근’과 ‘속근’의 비율 차이 때문입니다.
근육 섬유는 두 종류로 나뉜다
우리 몸의 골격근은 크게 두 가지 섬유로 구성돼요.
지근 (느린 근섬유)
-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지구력 중심의 근육이에요.
- 장시간 움직여도 쉽게 지치지 않고, 일정한 강도로 오래 활동할 수 있습니다.
- 마라토너, 철인 3종 경기 선수들처럼 오래 버티는 힘이 중요한 사람들에게 주로 발달해 있죠.
속근 (빠른 근섬유)
- 폭발적인 힘을 내는 데 특화된 단기간 고강도 움직임 중심의 근육이에요.
- 빠르게 수축하고 큰 힘을 내지만, 대신 쉽게 피로해지죠.
- 단거리 달리기, 역도처럼 순간적인 힘과 파워가 필요한 종목에서 빛을 발합니다.
당신의 근육은 지근형? 속근형? 간단 테스트로 확인하기
1RM의 80% 중량으로 몇 회 반복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보면,
자신이 지근 우세형인지 속근 우세형인지 대략 알 수 있어요.
- 7회 이하만 반복 가능하다면 ➜ 속근형
- 8~12회 반복 가능하다면 ➜ 혼합형
- 13회 이상 가능하다면 ➜ 지근형
이 테스트는 정확한 생리학적 측정은 아니지만,
운동 루틴을 설계할 때 나에게 어떤 방식이 더 잘 맞는지 파악하는 데 꽤 도움이 됩니다.
지근과 속근, 운동 자극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지근을 자극하는 운동
지근은 오래 지속하는 유산소성 움직임에 반응해요.
- 대표적인 운동: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 트레이닝 방식: 가벼운 강도로 오래, 반복적으로
- 운동 시간: 최소 30분 이상, 호흡이 약간 찰 정도의 강도 유지
- 운동 목표: 체지방 감량, 심폐지구력 향상, 재활기
속근을 자극하는 운동
속근은 단시간 강한 자극에서 발달해요.
- 대표적인 운동: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점프, 스프린트
- 트레이닝 방식: 고강도, 저반복(6~10회) 중심
- 운동 목표: 근육량 증가, 폭발적인 힘, 파워 향상
즉, 내가 어떤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자극되는 근육 섬유가 달라지고,
오히려 의도적으로 그 섬유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예요.
운동 목표에 따라 자극할 섬유가 달라진다
체지방 감량이 목적이라면?
유산소 운동을 기반으로 하되,
HIIT(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나 속근 자극 웨이트 트레이닝을 함께 넣는 것이 좋아요.
이렇게 하면 지근이 체지방을 태우고, 속근이 기초대사량을 높여주는 구조를 만들 수 있죠.
근육을 키우고 싶다면?
무조건 속근 중심의 훈련이 핵심이에요.
- 고중량, 저반복
- 세트 간 충분한 휴식
- 근육의 자극-회복-성장 사이클을 고려한 루틴 설계
속근이 잘 발달하면 근육의 부피와 밀도가 모두 증가합니다.
재활이나 회복기, 또는 고령자 운동이라면?
무릎, 허리 등의 관절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근 중심의 저강도 트레이닝이 훨씬 유리해요.
오래도록 안전하게 운동하기 위한 근지구력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근과 속근은 바뀔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지근형/속근형이 타고나는 줄 아는데,
사실 훈련 방식에 따라 근섬유는 ‘부분적으로 변화’할 수 있어요.
-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면 속근 일부가 지근화되고,
- 고강도 무산소 훈련을 많이 하면 지근도 속근 특성을 일부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어도 운동 루틴에 따라
“근육 반응이 달라진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실전 예시: 근섬유 타입에 맞는 루틴 샘플
지근 중심 루틴 (지구력 & 체지방 감량)
- 빠르게 걷기 40분
- 스텝퍼 or 자전거 20분
- 마무리 15분 전신 스트레칭 + 코어 운동
속근 중심 루틴 (근비대 & 폭발력)
- 스쿼트 5세트 × 8회 (중량 70~80%)
- 벤치프레스 4세트 × 6~8회
- 로우, 숄더프레스 등 복합관절 운동
- HIIT 10분 또는 점프 트레이닝
루틴을 짤 땐 하루 안에서 섬유를 섞는 것보다,
요일별로 섬유 자극 방향을 구분해주는 게 효과적이에요.